대부분의 엄마는 잘 가르치고 먹이는 데는 굉장히 신경을 쓴다. 하지만 아이가 어떤 감정 상태인지 헤아리는 엄마는 드문 편. 아이들도 여러가지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엄마. 엄마의 어떤 태도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지 알아보고 현명한 육아 방식을 살펴본다.
흔히 엄마들은 ‘아이가 무슨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엄마들의 생각과는 달리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수유 방법의 변화나 배변 훈련, 유치원 등교와 같은 환경의 변화 때문에 받는 성장기의 스트레스 외에도 요즘은 아이의 능력, 성향, 기질을 무시한 채 아이에게 맞지 않는 여러 교육을 동시다발적으로 시키는 지나친 조기교육 열풍이 더욱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
아이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소심해지며 생기가 없고 우울해 한다. 엄지손가락 빨기와 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손톱을 물어뜯거나 안 그러던 아이가 밤에 오줌을 싸기도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안면 근육이 떨리거나 눈을 깜빡거리는 틱(Tic)장애가 나타나며 질병에 걸리는 확률도 높아진다.
세살이 되기 전까지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대처할 만한 능력이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른에 비해 훨씬 크다. 또 만 세살이 되기 전까지 두뇌의 80%이상이 형성되므로 이때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정서와 사회성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문가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혈관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일반 아이들보다 높게 나타나며, 감염과 질병에 영향 받는 경향이 3배 정도나 높다고 한다. 따라서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엄마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많다고 한다. 더구나 엄마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는 매일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아이의 정서 발달에 더욱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엄마는 자신의 육아 태도를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난 어떤 타입의 엄마일까? 유형별 해결책
▼ “때가 되면 저절로 크겠지”(방치형)
엄마가 육아나 살림에 지친 나머지 아이 돌보는 것을 소홀히 하는 경우이다. 엄마는 아이의 요구에 적극적이지 않고 그저 기본적인 욕구만을 해결해준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이와 무슨 일을 할지 생각할 여력이 없다. 이렇게 엄마가 적극적이지 못하고 그저 저절로 크기만을 바라면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자극조차 결여되기 쉽다. 특히 영아기일 경우 부모와 애착 관계가 느슨하면 발달이 지연되거나 심하면 유사자폐증이 될 수도 있다. 특히 3~4세 이후에도 부모가 아이에게 무관심하다면 만성적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해보세요
아이가 싫고 육아가 많이 힘들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조금씩 양육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엄마 본인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다면 대리모나 조부모와 같은 대리 양육자를 통해서라도 아이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 “이건 안된다고 했지!” (과잉통제형)
아이가 기어다니거나 걸음마를 시작하면 엄마는 하루종일 아이 뒤를 따라다녀야 한다. 이 시기의 아이는 온통 집안을 어질러 놓기 쉬운데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의 안전이 걱정되기도 하고, 또 일이 번거로운 게 싫기도 해서 자꾸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려 한다. 그러나 이렇게 지나친 통제 속에서 자라는 아이는 발달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의존적이고 자립심이 부족한 아이가 되기 쉽다.
이렇게 해보세요
‘아이들은 원래 저 나이 때는 저런 법’이라고 여기고 엄마 자신의 생각부터 바꾸어야 한다. 그래도 아이가 자꾸 신경 쓰인다면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이렇게 하겠다는 자신의 행동 원칙을 세워둔다. 그 원칙에 따라 아이의 요구를 받아주거나 거절하도록 한다. 특히 과보호하는 성향의 엄마라면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자신이 보기에는 아이의 행동이 괜찮더라도 남들 눈에 버릇없이 보인다면 단호하게 아이에게 주의를 주어야 한다.
▼ “넌 아주 나쁜 애야” (폭언형)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고 해서 아이에게 충동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엄마들이 있다. 일단 엄마의 입장에서는 소리를 지르고 나면 속은 후련해지겠지만 부모로서의 자각없이 이런 행동을 자주 보인다면 비록 말 못하는 아이일지라도 엄마의 표정이나 억양을 통해 자신이 미움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다.
이렇게 해보세요
자신의 성격이 충동적이라 느껴진다면 아이의 어떤 행동이 화를 돋웠을 때 일단 심호흡을 한번 하고 스스로를 가라앉히려는 노력을 한다. 화가 심하게 났다면 아이에게 “엄마가 지금 너무나 화가 나 있으니까 조금 있다 얘기하자”며 시간을 갖는 법도 한 방법.
그래도 폭언을 하는 버릇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면 부모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교육시키는 부모 교육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 “넌 왜 이것밖에 못해!” (영재기대형)
요즘 신세대 엄마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자신의 아이를 영재라고 생각하고 욕심을 부려 이것저것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의 발달 단계나 기질, 능력을 무시한 채 지나친 교육만 강조하다보면 아이는 극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고 심하면 소아 정신 질환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렇게 해보세요
이런 엄마일수록 아이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기대 수준이 높다. 그러다보면 아이가 기대만큼 성취해내지 못할 때 ‘왜 이것밖에 못하니’ 하고 실망감을 표출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 앞에서 그런 내색을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이에게 큰 두려움을 주게 된다. 따라서 화부터 내거나 속상해 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아이가 왜 문제 해결에 실패했는지에 대해 차분히 대화를 나눠보도록 한다.
▼ “너 한번 맞아볼래!” (체벌형)
화를 잘 참지 못하는 엄마들은 손부터 올라가기 쉽다. 또 아이 버릇은 일찍부터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엄하게 매를 들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발달 단계상 오줌 가리기를 잘 못한다든지 떼를 쓰고 운다든지 할 수밖에 없다. 이때마다 아이에게 체벌을 가하다보면 엄마도 체벌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감정을 못이겨 화가 풀릴 때까지 아이를 때리게 된다면 아이는 큰 상처를 받는다.
또한 엄마 자신의 문제나 부부 문제 같이 아이와 관련 없는 상황에 대해 화풀이 하는 식의 체벌이 가해지면 아이는 극도로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보세요
잦은 체벌은 자신도 모르게 습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엄마가 주지해야 한다. 두 돌 이전의 아이들은 매맞는 상황이나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므로 말 그대로 엄마의 체벌은 단순한 ‘폭력’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둔다. 따라서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고 그에 상응하는 벌을 줘야 할 때는 체벌이 아닌 다른 방법을 쓰도록 한다. 아이를 격리시키거나 손 들고 벌을 서게 하거나 하는 식으로 점차 방법을 바꿔나간다.